프롤로그
50대 초반 즈음 난 공부를 하기로 한다. 직장에서 여유 있는 시간이 아까운 생각이 들면서 생각해 낸 것이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퇴근도 일찍 하고 시간이 많은 날에는 찜질방, 등산으로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도 대학을 다니고 직장을 다니는 시절이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남편은 주말부부로 한 달에 두 번 올 때도 있기에 나의 시간은 말 그대로, 신 자유의 부인이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나, 조용히 일을 잘 저지르는 나는 살금살금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는 나쁜 습성이 있었다.
대학입학을 망설여지고 두려워진다. 하지만 두려움을 깨고 입학을 하게 된다. 사실은 가족은 모르게 할 계획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가슴이 설레고 두근두근하며 시작한 공부를 재미있게 했다. 내가 대학생이 된 것에 감사하기도 하고 열정이 가득한 자존감이 쑥쑥 위를 향해 올라가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공부에 미친 사람같이 열심히 했다.
일과 살림, 공부를 병행하는 나는 내 생애 처음으로 행복감을 가지고 사는 사람 같았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해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늦깎이 대학생이다. 대학 공부를 하면서 각종 자격증 공부도 많이 했다.
잠을 설쳐가며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힘들고 피곤한 줄도 모르고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대학을 졸업했다. 큰 딸이 결혼을 하고 우리집 사정도 변화가 왔다. 생각지도 않은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해야 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남편이 사업을 한다고 추진하는 것이다.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걱정 반, 염려 반, 격려 반으로 따라간다. 공부 한 이후 나의 자존감으로 남편이 하는 사업을 돕기로 한다. ‘모르는 게 많지만 배워 가며 열심히 하면 경제의 덕도 있을 것이고 남편도 집 떠나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시작을 하기로 했다.
그러한 변화가 나에게는 많은 성장의 기회로 주어진 것이다. 지금의 내가 있게 만들어진 계기가 된 환경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남편에게 감사한 마음을 이제야 글로 표현하게 되어 기쁘다.. 십여년의 세월동안 나의 생활은 윤택하게 변화되면서 더 큰 꿈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현재가 자랑스러울 때가 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응원 덕분에 내가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족에게 감사를 전한다.
가족 수도 늘고 내가 봉사를 해야 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나에게 와준 사랑하는 식구들 (큰 사위, 작은 사위) 새 생명으로 소중한 가족도 탄생하며 나에게는 축복이 주어진 것이다. 감사할 뿐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내게도 행복이 주어졌다.’ 감회가 깊어진다. 가족이 많아지면서 가끔 충돌도 생기곤 하지만 나의 분신들로 웃을 수 있고 사랑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감사함을 혼자만 즐기기란 아쉬움이 있다. 나의 행복함과 어려웠던 시절을 나누어 보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나를 알리고 싶은 심정으로 글을 남겨본다.
유유정 지음
지은이: 유유정
나는 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본 일이 없다. 내가 누구인지 조차 알려고 하지 않았다. 반 백년을 훌쩍 넘기면서 나를 찾아본 기억이 없음이 아쉬움을 남게 한다.
“나는 누구일까?”
유년 시절은 장녀로 태어나 동생들을 돌봐주며 살아왔다. 결혼하면서도 나는 내가 있다는 것도 잊고 살아왔다. 주어진 임무가 있는 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았다고 하기가 민망하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살아보는 용기를 내어 본다. 아이들이 대학을 다니면서 같이 공부를 시작했다. 참으로 열심히 살아왔다. 배우는 것을 좋아했고 부족함을 채우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슴에 묻고 살아왔다. 욕구가 해결되는 시점이 되어 뿌듯함을 느낀다. 많은 공부를 하며 살아와서, 강의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배움을 나눌 기회가 주어져서 행복했다.
기획진행: 우경하, 이루미
글코칭: 황상열, 이윤정